서귀포시 세무과 원용주

서귀포시 세무과 원용주
청렴이라는 주제에 대한 몇가지 해외의 사례들을 소개해보려 한다.
 
전 스웨덴 부총리 모나 살린은 자타가 공인하는 총리 후보 1순위였다. 노동부 장관, 당 총서기, 부총리를 거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중이었기에 아무도 그의 총리 지명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한 석간신문의 기사 한 줄로 그녀의 정치인생은 막을 내렸다. 그 기사의 내용은 이렇다.
 
“모나 살린은 법인 카드를 개인적 목적으로 사용했고, 월말 봉급 수령 후 변제를 했지만 공직자의 공금유용금지법률에 저촉됩니다. 사용된 공금의 일부가 2개의 초콜렛 구입에 사용됐습니다.”

한 대형 슈퍼마켓에서 조카에게 줄 기저귀와 초콜릿, 식료품 등 생필품 2000크로나(약 25만원)어치를 공공카드로 구입한 사실이 정보공개 과정에서 밝혀졌다. 그는 이후 자기 돈으로 카드대금을 메워 넣었음을 항변하였으나, ‘정부와 국민의 돈과 개인 돈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여론의 강한 질타로 결국 부총리직에서 낙마하고 말았다.
 
 이번엔 독일이다. 2010년 51세의 나이로 독일의 최연소 대통령으로 취임한 크리스트안 불프는 불과 19개월만에 대통령직에서 사임해야했다. 그가 주지사시절 부동산을 구매하기 위해 기업가 출신 친구로부터 시중금리보다 싼 금리로 돈을 빌렸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부터다.
 
이 사실을 처음 보도한 언론사에 압력을 행사한 것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커지기 시작했고, 독일 국민들은 그가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며 사임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불프는 더 이상 대통령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고 결국 사임했다.
 
싱가포르 공무원들은 업자들의 집요한 설계․구조 변경 로비와 뇌물 공세를 물리치고, 모든 하수구의 경사를 물이 괴지 않도록 절묘하게 조절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싱가포르에는 모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를 생각해보자.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자리마다 위장전입 문제 때문에 온통 나라가 시끄럽다. 사과를 했으니 장관임명에 동의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우리 사회는 이들의 정치인 자격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적용하는 것이 좋을까? 하지만 공금으로 슈퍼마켓에서 장을 본 사람은 총리자격이 없다고 단정한 스웨덴 사람들의 잣대와 싼 이자율을 적용받는 것은 특권이라고 보는 독일 사람들의 잣대는 정치 투명성과 정치 신뢰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우리 역시 안다.
 
정해놓은 원칙을 지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공공을 위해 일하려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할나위없이 소중한 가치인 청렴을 우리 공직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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