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지사는 복지행정 개선 약속...공직자는 복지부동”
“사회적 약자에 복지혜택 골고루 돌아가도록 예산 정책 집행해야”

사회복지 예산 1조원시대를 맞는 제주에서 허리가 굽은 할머니가 쓰레기 클린하우스에서 폐지, 유리병, 빈 캔을 찾아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었다. 제주시내 한복판에 자주 목격할 수 있는  광경이다. 이들 힘든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주지 못하는가?

원희룡 지사는 지난해 9월 8일 ‘사회복지의날 기념식 및 2018 나눔대축제'에서 “공무원 위주의 복지행정을 모래시계처럼 뒤집어 한 발짝 나아갈 때라고 생각한다"며 "올해 제주도 사회복지예산 1조원 돌파를 계기로 본격 복지행정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원 지사는 이어 "복지에 대한 책임감과 공직혁신에 새 발자국을 디디자는 마음으로 임할 테니 관료주위나 행정편의주의를 개선하는 계기로 여겨 걱정은 덜고 힘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원 지사는 "앞으로 행정의 관성을 조금 누르고 민간과 단체, 사회복지 종사자, 주인공인 복지 수혜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도록 하겠다"며 "개방직이 사회복지를 이끄는 실험이 성공적으로 이어지고 제주 복지행정의 일대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게끔 많은 분들이 도와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2019년 아직도 제주시내에는 허리가 굽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클린하우스에서 폐지, 유리병, 빈 캔을 찾아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었다.

이들 중 허리가 크게 굽어 보행에도 어려움이 있는 폐지더미를 간이수레로 언덕을 넘고자 힘들게 운반하는 70대 후반의 할머니를 만났다.

“왜 이렇게 어려운 일을 하느냐”고 물었다. 쓰레기를 줍는 70대 후반의 할머니는 “제주사람으로 서울에서 30년을 살다 제주로 내렸왔다”고 말을 꺼냈다.

이 할머니 아니 어머니는 “서울에서는 동장님과 공무원들이 먼저 찾아와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고 도와주려고 하는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다”고 말했다.

서울의 일부지역 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한 공무원들의 자세가 바로 도지사와 시장의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할머니는 일선 현장의 공무원의 활약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책을 신뢰하고 박 시장을 지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고향 제주는 이방인 취급, 쓰레기 줍는 할망구로 취급하는 데 화가 났다”고 했다.

그러면 그 결과는 원희룡 지사에게로 화살이 갈수 있다는 것이다.

동사무소(행정복지센터)에 사회복지사가 전진 배치되어 있다. “이들을 만나봤냐”고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는 “전혀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동사무소에 배치된 사회복지사의 업무가 과중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시간을 갖고 또한 통장협의회 등 자생단체의 자원을 활용하면 자신의 동네에 어려운 이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할머니는 바라고 있었다.

이들 사회복지공무원, 동사무소의 공무원들, 시청과 도청의 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사회복지예산 1조 원은 그냥 물거품이 되고 진정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단기간 복지서비스 제공말고는 더 이상 어떤 혜택도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복지사각지대를 찾기 위한 공직자들의  헌신이 더욱 필요하다.

지방정부를 소외된 노인 등 어려운 계층들이 믿고 살 수 있도록 공직자들의 노력과 관심, 자기 혁신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할머니에게 20~30평 조그마한 땅 3필지가 있었다. 할머니는 “재산이 있어 자신은 복지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 했다.

그러나 “취약계층 일자리 지원 사업의 참여자격이 완화되고 노인연금 등의 대상도 완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렸다.

“다음날 꼭 동사무소 사회복지사와 상담하라”고 했다.

몇 일후 다시 할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 역시 폐지를 줍기 위해 길을 나서고 있었다.

할머니는 반갑게 나를 맞으며 “다음번 클린하우스 지킴이로 선정되도록 우선권이 주어졌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오랜만에 환하게 웃으며 깊은 주름이 펴지게 됐다.

할머니는 “아들의 지병으로 이를 서울부터 30년간 했다”고 설명했다. “클린하우스 지킴이가 되기 전까지는 폐지와 빈병, 빈 캔을 주울 수 밖에 없다”고도 했다.

한편 쓰레기통을 뒤지는 할머니, 할아버지 수는 꽤 많다는 게 주변의 정설이다. 그러나 아무도 이들에게 다가가 더 나은 노인일자리를, 복지혜택에 대해 상담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원희룡 지사의 약속도 중요하다. 개방형 사회복지관련 국장의 역할은 더욱 더 중요하다. 그 보다 1조원이 넘는 사회복지 예산이 취약계층과 빈곤한 노인층,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최우선해 돌아가야 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사회복지 공무원은 물론 공직자들의 자세 또한 다시 한 번 가다듬어 위민행정을 펼치는 공직자의 자세와 덕목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이다.

공직 혁신을 거론하기 전에 공직자의 자세와 덕목을 지키려는 기본이 중요하다.

가정의 달 5월 우리 동네에 가슴 아픈 쓰레기를 줍는 할머니, 할아버지, 어머니가 없었으면 하는 도민들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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