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 농촌지도사 이성돈

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 농촌지도사 이성돈.

‘기술혁신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기쁨을 준다’는 국내 모 기업의 비전이다. 돈은 그 결과로 얻어지는 것이지 돈 자체가 비전일 수 없다는 생각에 공감하며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는 제주에서 농업의 가치와 비전에 대한 고민에 빠져들어 본다.
 
제주 농업의 가장 기본적 기능은 건강한 먹거리 공급의 역할이다. 농업은 자연 순환을 토대로 하는 유일한 녹색산업이고 물질순환을 통해 환경을 보전하는 산업이며, 정착 생활 이후에 꾸준히 인간과 함께 해온 산업이며, 생명을 지지하는 산업이다.

제주농업의 두 번째 가치는 깨끗한 지하수 유지의 문제이다. 제주는 물 빠짐이 좋은 화산회토로 내린 빗물이 고이지 않고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로 채워지며 그 지하수를 이용하여 생명활동이 이루어지는 특이한 순환구조를 갖고 있는 게 우리 제주의 생태계이다. 제주 농업의 유지는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와 깊은 연관이 있다. 만약에 제주에 농업이 없고 싱가폴, 홍콩 등과 같이 높은 빌딩과 콘크리트로 바닥을 도배하는 도시국가가 된다면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는 유지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세 번째 가치는 지구 온난화와 산업화에 따른 미세먼지 등 청정 대기환경의 문제이다. 최근 대두 되는 지구 온난화 속도를 완화시키는 완충 지대로서의 기능을 농업은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농업을 통해 유지되는 녹색 식물은 토양 먼지 발생을 억제하고 최근 이슈가 되는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부정할 이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제주의 비전을 얘기할 때 이 세 가지를 포함한 제주농업이 지닌 다양한 가치는 더욱 새롭게 인식되어져야 한다. 어쨌든 다양하고 무한한 가치를 지닌 제주 농업이 미래의 청정 제주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제주 농업의 다원적 기능의 가치를 증대시킬 뿐만 아니라 역기능이 있다면 이를 주저하지 말고 저감시키려는 노력이 동시에 필요함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농업을 통한 아름다운 제주를 유지하여 제주도민 및 제주를 찾는 이들에게 청정의 기쁨을 주는 것이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는 제주에서의 농업의 비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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